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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 자아와 사랑의 회복

by 평범한 육아맘 2025. 5. 3.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는 단순한 여행 영화로 보이지만, 그 안에는 수많은 기혼 여성들의 고민과 감정이 담겨 있습니다. 이 영화는 자신을 잃어버리고 살아가는 한 여성이 삶을 재정비하고 진정한 자아를 찾아가는 여정을 통해, 억눌린 일상에 지친 이들에게 깊은 울림을 전합니다. 결혼 9년 차 주부의 시선으로 이 영화를 바라보면, 단순한 여성의 이야기가 아닌 ‘한 사람’으로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던지게 됩니다. 이 영화는 기혼 여성들에게 ‘나는 누구였는지’, ‘앞으로 어디로 가야 하는지’를 고민하게 만드는 인생의 이정표와도 같은 작품입니다.

자아를 잃어버린 여성들

많은 기혼 여성들은 결혼과 육아라는 틀 안에서 자신을 잃고 살아갑니다. 저 또한 결혼 9년 차로서 하루하루 바쁘게 살아가다 보니, 문득 거울 속 제 모습이 낯설게 느껴질 때가 많았습니다.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의 주인공 리즈는 그런 제 모습을 그대로 투영한 인물이었습니다. 사회적으로 성공했고 안정적인 결혼생활을 했지만, 그녀는 자신이 누구인지조차 알 수 없었습니다. 그 혼란과 공허함은 매우 현실적이고 공감이 되었습니다. 영화 초반, 리즈가 이혼을 결심하고 모든 것을 내려놓고 여행을 떠나는 장면은 단순한 ‘탈출’이 아닌, 내면 깊은 곳에서 울려 퍼지는 자아의 절규처럼 느껴졌습니다.

리즈는 이탈리아에서 음식의 즐거움을, 인도에서 명상과 기도를 통한 내면의 정화를, 발리에서는 다시 사랑을 배우며 감정의 회복을 경험합니다. 이 세 단계의 여정은 여성들이 겪는 자아 상실, 치유, 재발견의 과정을 은유적으로 보여줍니다. 특히 ‘나를 위한 삶’을 꿈꾸지만 현실에서는 쉽게 실현하기 어려운 여성들에게 이 영화는 “당신도 괜찮다”는 따뜻한 메시지를 전해줍니다.

기혼 여성들이 ‘자아’라는 단어를 꺼내는 것조차 사치로 느껴지는 시대입니다. 가정과 사회는 여전히 여성에게 ‘희생’을 당연하게 요구하며, 자신을 찾으려는 시도는 이기적으로 비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리즈의 여정을 따라가다 보면 결국 진정 중요한 것은 내 인생의 주인은 ‘나’라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이 영화는 결혼생활이라는 틀 안에서 자신을 잃어버린 여성들에게 자아를 회복할 수 있는 용기를 전해줍니다.

회복을 위한 용기와 시간

 

회복은 단기간에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특히 오랜 시간 동안 타인을 위해 살아온 여성들에게 ‘나를 위한 시간’을 갖는 일은 매우 어려운 도전일 수 있습니다. 인도에서의 여정은 바로 그런 과정을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리즈는 이국적인 아쉬람에서 고요한 명상과 기도를 통해 자신을 되돌아보고, 마음속에 쌓인 감정의 찌꺼기들을 하나하나 정리해 나갑니다. 저 역시 그 장면을 보며 제 삶을 되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아이의 엄마로, 남편의 아내로 살아가며 저는 과연 언제 한 번이라도 ‘진짜 나’에게 집중했던 적이 있었을까요?

명상과 기도는 단순히 종교적인 행위가 아니라, 자기 내면의 목소리를 듣는 시간입니다. 리즈는 과거의 후회와 상처, 두려움과 마주하면서 결국 스스로를 용서하는 법을 배웁니다. 그 치유의 순간은 눈물 없이 보기 어려울 정도로 깊은 감정을 불러일으킵니다. 결혼생활에서 크고 작은 상처를 경험한 이들에게 이 장면은 공감 그 이상을 전달합니다. 우리는 종종 자신을 자책하고, 실패한 관계에 책임을 돌리지만, 결국은 자신을 이해하고 스스로를 안아주는 법을 배워야만 합니다.

‘내가 나를 사랑하지 않으면 아무도 나를 사랑할 수 없다’는 메시지는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모든 이들에게 절실하게 다가옵니다. 건강한 관계를 위해선 타인보다 먼저 나를 돌보는 일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이 영화는 그러한 자기 회복의 시간을 통해 진정한 자아로 나아가는 용기와 방법을 보여줍니다. 바쁜 일상 속에서 잠시 멈추고 자신을 되돌아보고 싶은 분들에게, ‘기도’의 여정은 삶을 재정비하고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입니다.

사랑, 다시 시작하는 방법

사랑은 언제나 설레고 아름다운 감정일까요? 이 영화는 그보다 훨씬 더 본질적인 사랑의 의미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발리에서 리즈는 새로운 인연을 만나지만, 그 과정은 단순하지 않습니다. 상처받을까 두려워하는 감정, 신뢰에 대한 불안, 다시 사랑해도 될지에 대한 고민이 함께합니다. 이러한 복잡한 감정들은 결혼을 지속하고 있는 여성들이 공감할 수 있는 감정이기도 합니다.

결혼생활이 길어질수록 ‘사랑’이라는 감정은 때로 책임과 의무로 바뀌곤 합니다. 리즈가 발리에서 경험하는 사랑은 단순한 로맨스가 아니라, 자신을 더 깊이 이해하고 감정을 정직하게 표현하는 과정입니다. 영화는 이를 통해 ‘사랑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진지하게 탐구합니다.

저 역시 이 영화를 통해 사랑의 의미를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남편과의 관계 속에서 저는 얼마나 솔직했고, 상대의 감정을 얼마나 존중했는지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리즈처럼 새로운 사랑을 시작하지 않더라도, 기존의 관계를 더욱 건강하게 가꿔가는 것도 또 다른 의미의 ‘사랑의 시작’이 될 수 있습니다.

이 영화는 또 하나의 중요한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바로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것이 건강한 관계의 출발점이라는 것입니다. 많은 기혼 여성들이 ‘사랑받지 못한다’고 느끼지만, 사실은 스스로를 사랑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진정한 사랑은 자신을 이해하고 돌보는 데서 비롯된다는 영화의 메시지는, 결혼생활 속에서 잊혔던 감정들을 다시 되살릴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는 여행과 로맨스를 넘어, 삶의 본질에 대해 묻는 작품입니다. 결혼 9년차의 제가 이 영화를 다시 보게 된 이유는 단순한 공감이 아닌, 변화에 대한 진지한 성찰이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일상에 지치고 자신을 잃어버린 채 살아가는 많은 여성들에게 이 영화는 ‘지금도 늦지 않았다’는 따뜻한 위로를 전합니다. 자아를 찾고, 상처를 치유하고, 사랑을 다시 시작하고자 하는 모든 이들에게, 이 영화는 분명한 이정표가 되어줄 것입니다. 삶이 조금 벅차게 느껴진다면, 지금 이 영화를 다시 꺼내보시기 바랍니다. 당신의 여정도 다시 시작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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